반복된 평범한 일상에서 탈출하다

불과 2달 전, 나는 한국의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매일 아침 8시, 두시간 동안 지옥철을 이용해 회사에 출근하고, 저녁 9시 녹초가 되어 도착한 집에서 쓰러져 자곤했다. 하루에 내가 즐길 수 있는 자유시간은 1시간의 점심시간과, 퇴근 후 집에 도착해 잠들기 전 2시간, 총 3시간이 전부였다. 3년 동안 이 생활을 반복하다 보니 회사를 다니면서 내가 기대한 것은 오로지 휴가였다. 프리다이빙이 내게 주었던 꿈같은 시간을 다시 즐기고 싶었다. 고요한 물 속에서 현재 순간을 즐기며 현실에서 벗어난 극대화된 자유를 주었던 프리다이빙이 그리웠다.

처음으로 내가 좋아하는 일에 내 시간을 듬뿍 투자하고 싶어졌고, 내가 느꼈던 프리다이빙의 즐거움을 나와 같이 일상에 지친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달하고 싶었다. 나는 그 날로 바로 퇴사를 결심했고 다이버의 천국이라고 불리는 태국의 꼬따오로 향했다. 그리고 꼬따오의 유일한 PADI 프리다이빙 스쿨, 크리스탈 프리다이빙(Crystal freediving)에서 기초부터 강사까지 풀코스를 이수해 현재는 프리다이버 인스트럭터 (Freediver Instructor) 가 되었다.

 

1년 전만 해도 나는 수영을 못했다

재밌는 점은, 불과 1년 전만 해도 나는 수영을 못했다. 프리다이빙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전적으로 남자친구 Alejandro 덕분이었다. 코타키나발루 가야나 섬에 있는 오션빌라로 휴가를 가게 되었는데, 당시 나는 수영을 못했기 때문에 우주헬멧 같은 마스크와 구명조끼를 입고 스노클링을 즐겼다. 수심 5m 아래에 니모들이 있었는데 갑자기 Alejandro가 잠수해 니모들과 가까이에서 놀기 시작했다. 자유롭게 잠영하고 물고기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그가 부러웠다. 그래서 그에게 수영과 프리다이빙을 가르쳐 달라고 했다.

 

이글레이와 함께 유영하며 프리다이빙에 매료되다

프리다이빙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올해 1월, 사이판 여행에서 였다. 엄청난 시야와 잔잔한 해류를 자랑하는 사이판 바다에서 처음으로 롱핀과 함께 이퀄라이징을 연습했다. 10m 다이빙에 익숙해지면서 사이판의 다이빙 명소를 찾아다녔는데, 이글레이, 거북이, 상어를 눈 앞에서 마주치며 느꼈던 황홀감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바다생물과 함께 수면 아래에서 유영하는 프리다이빙의 진정한 매력을 알게 되었다. 무중력의 자유로움과 바닷속 세계에 집중할 때의 평온함을 맛보고 나니 다시 현실로 돌아간 회사생활이 너무도 갑갑하게 느껴졌다.

 

PADI Crystal Freediving과 운명적인 만남

퇴사를 고민할 시점, 프리다이버 인스트럭터(Freediver instructor) 인 Sergey가 인스타그램의 내 프리다이빙 사진을 보고 메신저를 보내왔다. 지금 생각해보면 딱 들어맞는 시점에 Sergey를 알게 된 것이 운명같다. 대화를 나누다 느낀 그의 열정에 그에게 더 전문적으로 배우고 싶어졌다. 그렇게 퇴사 후 첫 여행지를 꼬따오로 정했고 Crystal Freediving과 함께하게 되었다. 라이센스가 없었기에 PADI 프리다이버의 기본 코스부터 시작했다. PADI의 모든 과정은 체계적이었고 그에 맞춰 트레이닝 하다 보니, 가장 어렵게 느껴졌던 마스터 프리다이버(Master Freediver) 의 조건 스태틱 앱니아 Static Apnea(STA) 3분 30초, 다이나믹 앱니아 Dynamic Apnea(DYN) 70m, 콘스턴트 웨이트 프리다이빙 Constant Weight Freediving(CWT) 27m 를 자연스럽게 달성하게 되었다.

 

PAD 프리다이버 코스 와 함께 더 업그레이드 되다

PADI 프리다이버 코스를 진행하며 얻은 가장 값진 것은 내 자신을 다스리는 법을 배웠다는 것이다. 처음 접했던 풀 세션 스태틱 앱니아(STA)와 다이나믹 앱니아(DYN)는 바다에서 깊이 잠수할 때 릴렉싱하며 마음을 다스리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가장 어렵게 느꼈던스태틱 앱니아(STA) 3분 30초는 버디 역할을 해준 세르게이의 다독임에 성공할 수 있었다. 다이버의 성과에 강사 능력이 크게 작용한다고 느낀 부분이었다. 수평으로 잠영하는 다이나믹 앱니아(DYN)을 통해 다이빙 자세도 확연히 고칠 수 있었다. 무릎을 구부리며 킥하던 습관도 많이 고쳐졌다. 이런 풀 트레이닝이 종합적으로 콘스턴트 웨이트 프리다이빙(CWT) 27m를 달성할 수 있도록 밑거름이 되어주었다.

 

PADI를 선택하길 잘했다고 느낀점은 안전에 대한 지식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이었다. 프리다이빙을 하면 발생하는 우리 몸의 메커니즘 변화와 관련된 위험성, 대처방법, 그리고 별도의 에머전시 퍼스트 리스폰스(EFR) 과정을 이수하면서 이전에 비해 훨씬 더 안전하게 프리다이빙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프리다이버로 더 아름다워진 삶을 전파하고 싶다.

나는 이제 막 시작한 인스트럭터다. 강사로서, 프리다이버로서 앞으로 내 삶을 의미있게 꾸려가고 싶다. 짧은 시간 내에 프리다이빙에 흥미를 가지고 실력을 업그레이드 한 첫 번째 예시가 바로 나다. 누구보다 초보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더 쉽게 그리고 친화적으로 프리다이빙을 가르칠 수 있다고 자신한다. 프리다이빙은 어렸을 때부터 수영을 배우지 않았더라도, 바다를 좋아하고 바닷 속 생물을 사랑한다면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취미이다. 내 개인적인 경험과 PADI 과정을 통해 발전된 지식으로 좋은 강사가 되어 프리다이빙의 즐거움을 나누고 싶다.

 

앞으로 계획으로는 내년 2월쯤 다시 꼬따오로 돌아가 강사 경험을 쌓고 그 이후 Alejandro와 함께 발리, 보네어, 통가 등 비롯한 전 세계 아름다운 프리다이빙 성지를 여행하며 프리다이버의 삶을 즐길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꼬따오에서 PADI 프리다이버부터 PADI 프리다이버 인스트럭터까지 나를 이끌어주며 프리다이버 인스트럭터로서 열정과 프로페셔널을 알려준 Sergey와 꼬따오에서 만난 친구들, 그리고 프리다이빙을 알게 해주고 적극적으로 지지해준 남자친구 Alejandro에게 특별히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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